만우절의 추억

2007/04/01 23:45 잡담
*태터툴즈에서 만우절의 추억과 관련된 이벤를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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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강모 교사. 왜 주인공이냐 하면 앞으로 나올 이야기는 이 선생이 아니고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때는 흘러 흘러 제가 아직 덜 삭았고 파릇파릇하던 중 2.
여느 학교가 그렇듯, 중2가 된 우리들은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수학여행 일정은 4월 29일에 출발해서 5월 2일에 부산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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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날짜가 점점 다가오던 어느 날.
다가오는 수학여행에 우리 파릇파릇한 중딩들은 가슴 설레여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4월의 첫날.

아침 조례시간, 다들 만우절이라고 서로를 속이고 있을 즈음, 대뜸 스피커에서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학년부장이었던 손모 선생님.

'아~ 아~ 2학년 학생들에게 알리겠습니다. 이번에 가는 수학여행은, 버스회사의 사정으로 일부 반은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부족해서 몇개 반은 못 가게 되었습니다. 학생여러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억의 한계로.. -,.-;)

.....
그 방송 이후, 2학년은 난리가 났습니다.
술렁술렁대는 학생들.. 구질구질한 날씨까지 겹친 불안한 분위기... 급기야는 일부 여학생들이 울음을 터트리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아무도 만우절 구라란건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었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1교시 수업이 지나가고 2교시.
2교시는 도덕. 도덕선생님은 2학년의 담임을 맡고 계신 강 모 선생님.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이 분인데.. 잠시 이 분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그저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도덕 선생님이십니다. 오픈된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고, 교과서 위주의 딱딱한 도덕수업을 버리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이끌어 가신 분. 전교에서 이 분을 안따르는 학생이 없었습니다(정말로). 오죽하면 시험문제에 자기 이름이 뭐냐고 내는 정도니.. 게다가 학년부장이 아니면서도 학년에서 하는 이벤트들을 주최(?) 하는, 묘하게 권력자(?)셨습니다.

아무튼 학생들이 잘 따르면서 권력(?)있으신 이 분이 수업에 들어오니 학생들이 벌때같이 덤벼드는건 당연한 일.

'쌤 진짜 우리 수학여행 못가요?'
'진짜에요?'
'버스회사 바꾸면 안되요?'
'으아아앙~'

강 모 선생님께선 매우 진지하신 얼굴로 버스회사의 사정으로 버스가 부족해 수학여행을 못 가게 되었다, 마침 시즌이 다른 학교들도 수학여행을 가는 시즌이라 예약가능한 다른 버스회사가 없다와 같은 수학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고, 다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강 모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2교시를 마치는 종이 울리고, 반장의 힘 빠진 경례소리를 받고 나가시던 강 모 선생님.
나가면서 그는 이런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만우절 입니다.'
(웃겨 죽겠다는 표정. 실실 쪼개면서)




아직도 붉어진 눈시울로 강 모 선생님을 조용히 바라보던 여학생, 그리고 강 모 선생님이 만우절입니다라고 하고 도망간 뒤에 붉어진 눈시울로 환히 웃던 그 얼굴이 기억납니다.







역시 저는 이야기를 전하는 소질이 없어요. 어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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