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란 무엇인가
-정의, 발생, 특징, 그리고 한국의 오타쿠까지-
お-たく [御宅]
1. 상대편의 집·가정의 높임말. 댁. =おうち.
2. 상대편이나 그가 소속된 곳의 높임말. 댁의 근무처.
3. 상대편 남편의 높임말. 댁의 바깥 주인.
4. <흔히 カタカナ로 씀. 접미어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음> 특정한 분야나 사물에 밖에는 관심이 없고, 그에 대한 관련품이나 관련 정보의 수집에 적극적인 사람.
오타쿠의 정의
오타쿠는 사전에도 나와 있고 흔히들 알고 있듯이 '특정 대상에 강하게 몰두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 오타쿠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미디어 기반의 서브컬처1 에 몰입하는데, 단순히 수집하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가지고, 관련 지식을 공부2 하며, 심지어는 작품을 면밀히 관찰하여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덧붙여 2차 생산물을 내놓기도 한다3 .
특히 작품과 관련된 지식을 공부하고, 2차 생산물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오타쿠와 흔히 혼용되는 마니아와 구분할 수 있다.
오타쿠의 기원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오타쿠라는 단어 사용의 기원이 된다.
오타쿠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80년대 애니메이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超時空要塞マクロス'에서 등장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전투기가 로봇으로 변한다는 점이나 주인공의 삼각관계 등 많은 부분들이 당시 오타쿠를 겨냥한 작품이었다.
작품의 초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상대를 서로 '오타쿠'라 부르는데, 이것이 이 작품을 동경하는 팬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당시 열린 일본 SF대회에서 마크로스의 시청 유무를 묻는데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서브컬쳐에 강하게 몰입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 후 이 단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칼럼니스트 나카모리 아키오中森明夫가 1983년 6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만화브릭코漫画ブリッコ'라는 에로만화잡지에서 '오타쿠의 연구『おたく』の研究 '라는 칼럼을 연재한 것이었다. 이 칼럼은 오타쿠를 극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언급하였기에 연재 3회만에 중단된다.
오타쿠의 발생
오타쿠의 발생 원인에는 세대적 배경과 사회적 배경, 경제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세대적 배경을 보자면 세대 단절이 원인이 된다. 1945년 패전 이후 여느 전후 국가가 그렇듯 일본에서도 베이비붐이 분다. 이 무렵에 태어난 세대를 '단괴세대団塊の世代' 라고 부르는데, 이 세대의 특징은 수가 많은 만큼 경쟁심은 있으나 자립심과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들의 부모 세대, 즉 전쟁 세대가 갖는 권위주의에 의해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압된 상태에서 청소년 세대를 보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그들의 자식세대와는 별 소통을 갖지 못하게 된다. 물론 당시는 경제 부흥기였기에 소통을 나눌 시간이 없었기도 하다.
사회적으로는 당시 학교 교육이 원인이 된다. 당시 일본의 학교 교육은 개인이 아닌 전체를 위해 구상되어 있었는데, 이는 당시 일본이 공업 중심으로 대대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었던 점에 기인한다. 자연히 학교 교육은 개인이 가진 특이점은 없애고 사회의 필요한 곳에 넣을 수 있는 숙련된 인재를 만드는데 집중되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아이들이 비슷한 실력과 능력을 갖추게 되지만, 장애가 있거나 소수자, 혹은 공부를 못하는, 즉 집단의 낙오자들은 이지메를 당하게 된다.
이지메를 당한 아이들은 자연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내적 세계로 빠지게 되는데, 이를 보호해야 하는 학교는 물론이고 부모들마저 보호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은 자연히 서브컬처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이 시대에 유행했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전공투4 세대들이 제작한 것이었으며, 그로 인해 자연히 반문화적인 성격을 가졌기에 현실 사회에서 고통 받았던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강렬한 카타르시스로 작용, 더욱 몰입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경제적 배경이 그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했다. 1960년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수상이 소득배증정책을 내세운 결과 1968년, 일본은 GNP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다. 그 결과 산업계에서는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고 국민들은 이를 소비하는 소비 사회가 구축되며, 집집마다 TV가 보급되며 미디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
덕분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계층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TV등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서브컬처)에만 몰두할 수 있었으며, 그 비생산적이고 소비적인 것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물질적으로 풍요한 부모를 두게 된 것이다.
부정적 이미지의 구축
1988년과 1989년, 일본에서는 도쿄도와 사이타마현에서 유치원생 3명과 소학교(초등학교) 1학년의 여자아이가 연속적으로 실종,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도쿄▪사이타마연속여아유괴살인사건이라 부른다. 89년 7월 경찰은 용의자로 미야자키 츠토무宮﨑勤事件를 검거하게 된다.

매스컴에 보도된 미야자키 츠토무의 방. 히키코모리와 오타쿠의 이미지를 강하게 엿볼 수 있다.
미야자키 츠토무는 오타쿠 일뿐 아니라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5 였는데, 그런 그의 방에서 무수한 만화책들과 비디오테이프들, 한편의 에로만화가 나왔으며, 이는 매스컴을 통해 오타쿠란 단어와 함께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다.
여기에 당시 코믹마켓을 취재하던 TBS의 리포터는 코믹마켓을 향해 '여러분 여기 10만 명의 미야자키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덕분에 코믹마켓에 있던 사람들, 즉 오타쿠 들을 모두 미야자키와 같은 예비 범죄자라는 인식을 만든다.
미야자키 츠토무의 범죄와 그의 배경은 분명히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구축할 만한 것이었지만, 여기에는 매스컴의 공도 크다. 당시 일본 사회는 쇼와 천황이 서거하고 경제가 붕괴하는 등 불안이 만연한 시기였다. 매스컴은 그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야자키 츠토무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의도적 연출을 통해 미야자키의 방을 촬영하고6 , 히키코모리 이자 오타쿠인 그를 오타쿠로 뭉뚱그려 표현하고, 그가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된 배경7 등은 소개하지 않은 채 오로지 미야자키와 같은 오타쿠가 나쁘다는 이미지를 심었으며, 이로 인해 오타쿠의 부정적 이미지는 상당히 견고해 진다.
현재는 히키코모리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미야자키 츠토무에 대한 다양한 고찰과 접근이 이루어지면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된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오타쿠 라는 단어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긍정적이지는 못한 게 현실이다.
오타쿠의 특징

이른바 '모에'한 캐릭터. 눈을 포함해 팔의 굵기나 가슴 등 과장화 된 신체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오타쿠 들의 특징 중 하나는 기호가 패턴 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모에萌え'로 표현되는 이 기호는 큰 눈과 같이 신체의 일부의 과장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캐릭터의 연령이나 직업, 성격등으로 확대 되었으며, 미소녀 혹은 미소년 캐릭터를 통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기호의 패턴 화는 에로만화에서 가장 빠르게 적용되었는데,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에 이르는 에로만화잡지를 보면 70년대에는 실제적인 인체비례 등을 통해 여성을 그대로 그리는 것에 주력했다면 80년대에는 이른바 '모에'한 캐릭터 들이 등장함을 볼 수 있다.
또한 작품의 순환도 주목해 볼 만하다. 오타쿠가 향유하는 서브컬처에는 라이트노벨8 , 만화, 애니메이션, 비주얼 노벨9 등이 있는데, 라이트노벨로 등장한 작품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으로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비주얼 노벨이나 만화가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노벨이 되기도 한다.
축소 재생산도 흥미로운데, 오타쿠는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충성스러운 소비자이다. 따라서 오타쿠의 기호에 어느 정도 맞는 작품을 제작하면 최소한의 상업적 이익이 보장되기에 오타쿠의 기호에 맞는 비슷한 수준의 작품들이 난립하고 있다.

세카이계의 대표적 작품,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한국에서의 오타쿠
한국에서의 오타쿠는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갖던 이미지와 동일하게 히키코모리의 이미지가 겹쳐진 체 '오덕', '오덕후' 등으로 변화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폐인'을 한국의 오타쿠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폐인은 오타쿠 보다는 마니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오타쿠가 발생하기가 조금 힘든데, 그것은 문화의 소비 형태에 있다. 일본이 콘텐츠를 '소비'한다면 한국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성향이 짙다. 덕분에 만화 대여점 때문에 만화시장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인터넷에는 무료 콘텐츠들이 많으며, 불법복제가 성행한다.
이렇게 소비 형태가 공유인 덕분에 소비의 일본 오타쿠와는 달리 작품을 직접 구입해서 소장하지 않기에 몰입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필요도 못 느껴 그저 다른 것을 공유 받아 금방 관심을 돌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획일화 된 사회도 오타쿠 발생을 막는데 기여를 한다. 영화를 예로 들어 보자. 천만 관객 돌파 영화들은 어떻게 천만관객을 돌파했는가? 영화가 좋아서? 아니다. 사회적으로 '안 보면 왕따 된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한국의 오타쿠 문화도 동일하다. 한국의 코믹마켓 격인 코믹월드를 보면 대번에 드러난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들만 보일 뿐이다. 어떤 작품-그것도 마이너 할수록-을 잡고 진득히 탐구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로 인해 현재 한국의 자칭 오타쿠(폐인)들은 오타쿠 보다는 마니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언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 오타쿠는 결코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다. 지금의 부정적 이미지는 오타쿠의 것이 아닌 히키코모리의 이미지로써, 실제로 오오츠카 에이지大塚英志의 '가상 현실과 비평 仮想現実批評'의 설문조사에서는 오타쿠들이 대체로 부유하며 친구가 많은 편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제는 오타쿠라는 단어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 특히 기술 융합의 시대인 현대에는 오타쿠의 넓고 강한 집중력을 배워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오타쿠의 연구> - Gray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 글을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제 글은 이 분의 글들을 요약한 것에 지니지 않습니다.
'오타쿠' - 네이버 일본어사전
'서브컬처' - 네이버 백과사전
'오타쿠' - 한국어 위키피디아
전학공투의회(전공투) - 네이버 오픈사전
'올블로그 나의 추천 글'로 올립니다.
- 하위문화, 혹은 부차적 문화라고도 하며, 전체문화 내부에 존재하며 어떤 점에서 독자적 특질을 나타낸다. [본문으로]
- 예를 들면 에반게리온을 보고 양자 역학을 공부하는게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본문으로]
- 일본의 코믹마켓이 대표적인 예. [본문으로]
- 1960-70년대 일본 학생들의 반전/반체제 운동. [본문으로]
- 코쿤족. 우리말로 번역하면 방구석 폐인이 이에 해당한다. 자신의 방에만 처박혀 있는 히키코모리들에게 서브컬처는 빠지기 좋은 대상이고, 이로 인해 많은 히키코모리들이 오타쿠 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 매스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가장 먼저 미야자키의 침대위에 놓여 있는 로리콘 에로 만화책을 보여준 다음 그의 비디오 들을 보여주고, 그 뒤에 한편의 로리콘 에로비디오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방에서 압수된 5763개의 비디오 중, 문제가 되었던 로리콘 에로비디오는 1%도 되지 않았다. [본문으로]
- 미야자키는 오른손을 뒤집을 수 없는 장애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그는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했다. [본문으로]
-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소설로써 소비성 문학으로 분류한다. [본문으로]
- 텍스트를 기반으로 그림과 사운드를 추가한 게임. 주로 미소녀 캐릭터와의 연애를 다루며 일방적인 소설과는 달리 선택지가 있어 어느 정도 독자(플레이어)의 자유가 있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 일본의 음반, DVD, 게임 판매고 차트. 매주 업데이트 된다. [본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