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유저들이 옹졸하다니!

2006/10/29 23:31 IT
어제 아침부터 웹 상(올블로그)의 이슈는 단연 싸이월드의 불여시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바로 위에 보이는 이미지가 그 문제의 이미지이죠. 불여시로 싸이월드의 미니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네. 불여시 유저들 화났습니다. 그래서 당장 어제 하룻동안 웹 상에는 싸이월드를 비난하는 글들이 마구 올라왔습니다. 저도 글을 딱히 쓰거나 하진 않았지만, 불여시 유저로써 저 이미지를 보고 다른 유저들처럼 화가 났고, 그 유저들이 쓴 글을 옹호하는 댓글들을 달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이 되면서 불여시-싸이월드의 이슈는 조금 사그러 드는가 싶었는데, 올블로그를 refresh해보니 파이어폭스 유저들이 옹졸하다는 글이 이슈내요.

불여시 유저들이 옹졸하다뇨!

이러한 글을 쓰시는 분들은 불여시를 써 보셨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레 짐작으로 불여시도 써 보지 않고 그런말을 하다니! 가 자연스럽게 머리에서 튀어나옵니다. 물론 이런 판단은 섯부른 판단이니 해선 안되겠지요.

하지만 불여시 유저들이 왜 저 이미지에 폭발했는지는 불여시 유저가 아니고선 정말 모를겁니다.

바로 앞글에서도 썼지만, 국내의 웹 환경은 기형적이다 싶을정도로 IE에 의존적입니다. 당장 게시판에 글을 쓸때도 불여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ActiveX를 써야하고(위지윅 에디터를 ActiveX로 구현해 놓았더군요),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때도 불여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ActiveX를 써야되고, 내 계좌를 관리할때도 불여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ActiveX를 써야하고, 전자정부에서 서류를 인쇄할때도 불여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ActiveX를 써야합니다.
게다가 문제는 ActiveX가 다가 아닙니다. 코딩을 어떻게 했길래, 자바스크립트 메뉴는 불여시에서 열리지 않으며, 사이트의 레이아웃은 불여시에서 모조리 깨져 나오고, 화면의 1/3을 차지하는 플래시 배너는 불여시에서 닫기를 눌러도 닫히지 않습니다. 이 모든것들은 결코 불여시가 잘못되어서 일어난 것들이 아니지요.

그래도 불여시 유저들은 언젠가는 웹이 표준화 될거란 믿음(?)을 가졌죠. 다행(?)히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진 않고 능동적으로 소송까지 걸고 있으니까. 이건 비단 불여시 유저들에 한한것이 아니었습니다. 리눅스나 맥(사파리, 오페라)을 쓰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그러길 바랬습니다. 적어도 윈도우에서 불여시를 쓴다면 안될때는 IE를 실행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불여시 유저들(그리고 비 MS-IE유저들을 포함해서)은 이 불편들을 감수해 왔습니다. 물론 그런다고 '안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건 아니지요. 조용히 쌓여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SK는 그 유저들을 폭발시키고 말았습니다. 저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저는 저 이미지를 보는 모든이들이 '불여시(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오렌지색 여우)가 잘못되어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로 해석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도대체 왜 불여시가 사과를 해야하는걸까요. 불여시가 잘못된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불여시는 가볍고 훌륭한 웹 브라우저이며, 많은 확장기능들과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웹 표준에 맞춰 사이트를 보여줍니다. 이래도 불여시가 잘못되었을까요? 만약 불여시가 잘못되었다면 웹 표준에 맞춰 사이트를 보여준다는 점 밖에 없을겁니다. 그 '잘못'덕분에 싸이월드의 서비스는 불여시에서 보이지 않는것이구요.

하지만 웹 표준에 맞춰 사이트를 보여주는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불여시는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고, 따라서 사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SK는 자사가 웹 표준에 맞춰 코딩하지 않은것을 가지고, 불여시가 잘못한것처럼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되어 파이어폭스 유저들은 폭발했습니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는 쉽게 폭발할 것은 아니었지만, 이 한장의 이미지는 그것을 폭발시킬정도의 위력은 충분히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불여시 유저들이 옹졸할까요? 옹졸하다고 생각되시면 국내 웹 환경에서 불여시를 꾸준히 써보시길 권합니다.



++조금 첨가하자면, 사실 불여시 유저들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허영심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간에 불여시 유저들은 이 척박(?)한 우리나라 웹 환경에서 불여시를 쓴다는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당장 그들의 편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타국사람들도 IE를 쓰지 않아도 국내 웹 환경에 쉽게 접근 할 수 있게(러플린칼럼- 은행서 겪은 한국 과학기술의 문제), 그리고 장애우(특히 시각장애우)들이 국내 웹 환경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모질라 포럼에 올라온 시각장애우 분의 글) 웹 표준화를 주도한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희라고 한다면 불여시를 사용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저런 스트레스를 안 받으실거고, 따라서 저 이미지를 유희라고 받아들일 수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적어도 불여시를 써보신 분이라면 유희라고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동안 받아온 스트레스의 기폭과 동시에 불여시 유저로써 갖고 있는 자존심에 상처내는 일이지요.

++++2338 첨가
이 불여시가 IE를 공격하는 이미지를 유희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건, 적어도 IE유저들은 위의 이유들로 스트레스 받진 않으니까. 입니다. 어디, 작동 안해서 스트레스 받는거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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