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실패 - 마지막 날 자전거

쓰기 귀찮지만 군대 가기전에 마져 써야겠지요 겠지요 겠지요 겠지요...

2010년 4월 17일.

전날 마음먹었던 데로 푹 자고 아침 9시에서나 일어납니다. 친구 집에서 대강 아침을 해 먹고 느긋하게 집을 나서니 11시네요.
일단 전날 자출사등지에서 봤던 데로 안장을 조금 낮춰 봅니다. 무릎 통증은 여전하지만, 대전을 나올때 쯤 되니 그럭저럭 달릴만 하네요.

그런데 이놈의 역풍은 오늘도 절 괴롭힙니다. -_- 무릎 통증 때문인지, 앞서 달린 것 때문에 근육이 피로해서 그런지 속도가 좀체 나질 않네요. 길은 너무나도 평탄하고 좋은데 말입니다. 속도가 16km/h를 넘지 않아요... 갈 길은 많이 남았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대전을 빠져나와 얼마 안 가니 세종시 부지 간판이 있네요. 원안대로 되어야 할 텐데 말이지요. 위에 계신분들이 강남 땅값 내려가길 반가워 하실 리 없으니.. -_-


가다가 적당히 편의점에서 빵 같은걸로 점심을 때웁니다(2,700원). 얼마 오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시간이라니.. 아무래도 천안까지만 가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홍익대, 고려대가 있는 조치원을 지나서 부터는 길도 더러워 지네요. 업 앤 다운 ㄱㄱ 힘들어도 그냥 밟는 것 밖엔 없습니다.. ㅠㅠ  괜히 초코바를 먹는다는 핑계로 중간중간 쉬어 봅니다. 자신과의 타협.. orz


아무튼 빡세게 밟아 천안을 10km정도 남겼을 무렵. 페니어의 싯포스트 지지대 하나가 빠져버립니다-_-. 일단은 대강 케이블타이로 걸리적 거리지 않도록 처리합니다만... 이거 왠지 얼마 못가 나머지도 빠질 것 같네요.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됩니다. 한 1km이나 갔으려나요. 갑자기 속도가 확 줄어들며 가방이 부우우우욱 땅에 긁히는 소리가 납니다. 네, 둘 다 빠졌네요. -_-

뭐, 당황스럽지도 않습니다. 매우 짜증스럽긴 하지만(..). 얼른 케이블타이를 이용해 싯포 지지대 역할을 하도록 대충 만들어 봅니다. 짐이 뒤쪽으로 기울어지도록만 하면 되니까요. 다행히 조금 불안하긴 해도 잘 버텨줍니다.


별로 쓸 말이 없네요. -_-; 암튼 그렇게 죽어라 밟아 3시 반 즈음 천안 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사실 천안하면 막연히 시골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버스터미널이 있는 동네만큼은 안 그렇더군요. 인천보다 나은듯?; 천안 사는 친구를 앞으로 놀리면 안 될것 같습니다.

그리곤 터미널에서 안산가는 버스(3,000원)를 타고 안산 친구집으로 이동합니다. 안산 터미널에서 또 한 10km 정도를 자전거로. 결국 5시에서야 쉴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 날
주행거리 79.86km
주행시간 4시간 42분 55초 (안장에 앉아 있었던 시간)
평균속도 16.93km/h


...그리고 결국 제 자전거 여행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사실 한 몇일정도 안산 친구집에 머물며 제주도를 가려고 했으나.. 기상 악화로 결국 화요일에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orz

절반의 실패란 제목은 이것 때문입니다. 부산-대구-대전-인천에서 배를타고 제주도 한바퀴라는 당초 계획은 결국 부산-대구-대전-천안으로 끝이 났습니다. 거리상으론 절반일지 모르나 이미지상으론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여행에서 얻은게 없느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어떤 '답'을 얻진 못했지만, 제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이걸 얻으려고 쓴 돈이 너무나도 많긴 하지만... orz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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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ihyuni80 2010/05/07 18:51 # 답글

    돈을 써서 자기를 알 수 있었다면..참 값진 소비였겠는걸요? ^^
    군대..잘...다녀오세요. 흑(웬지 눈물이...난 올해 예비군 끝이던가 'ㅅ'a)
  • 미고자라드 2010/05/10 02:48 #

    지금 저로썬 최고의 염장이군요... ㅠㅠ
  • 민트 2010/05/07 21:58 # 삭제 답글

    절반이라도 엄청나네요 ㄷㄷㄷ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데 해군 가시겠다는 생각은 변함 없나요??? 육군이 좋지 않나요 ㅠ
  • 미고자라드 2010/05/10 02:48 #

    ㅎㅎ 감사합니다. 자책이라기 보단 아쉬움이랄까요.. ^^
    군대는.. 내일.. 아니 오늘 입대입니다. orz
  • 훼이드리온 2012/07/12 02:49 # 삭제 답글

    천안사는 친구를 놀리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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